2009년 3월 23일 월요일

서로 사랑하세요

혜화동로터리에 동성고등학교가 있습니다. 개교한지 100년도 더 된 매우 유서깊은 학교입니다. 카톨릭계통의 학교로 원래 천주교 사제들을 길러내기 위해 세웠다고 합니다. 얼마 전에 선종하신 김수한 추기경도 이 학교 출신입니다.

아침에 오면서 보니까 정문 위에 김수한 추기경을 기억하며 그 분이 남기신 말씀을 적은 현수막이 눈에 보이더군요. "고맙습니다. 서로 사랑하세요" 이 말씀을 우리 동네 성당 앞에서도 자주 보게 되는데 평범한 듯 싶은 말씀이지만 보면 볼 수록 마음 속 깊이 감동을 전해 줍니다. <옆의 사진은 김수한추기경장례미사장면>

김수한 추기경은 특정 종교의 지도자를 넘어 온 국민이 존경하는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었습니다. 격동의 70~80년대 독재정권의 회유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민주화운동의 버팀목이 되어주었고, 그 분이 사목하던 명동성당은 힘없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어주었습니다.

이젠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90년대 초반, 민주화운동을 하다 어이없이 누명을 뒤집어 쓴 동료의 억울함을 세상에 호소하기 위해 한달여 간 명동성당에서 농성하던 그 시절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.
그 즈음 뜻을 같이 했던 동지들과 함께 이루고자했던 목표가 "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넘쳐나는 세상"이었는데, 오늘 김수한 추기경의 "서로 사랑하세요"라는 마지막 말씀을 접하니 감회가 새롭기만 합니다. Posted by Picasa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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